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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피쉬 외] 새해 주말은 영화 말고 뮤지컬

 

명절에는 TV 특선 영화도 좋지만 이번 설만큼은 손에 손잡고 ‘극장 나들이’를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요. 가족, 친구, 연인, 자녀까지 누구와 함께 갈지만 고민하세요. 어떤 공연을 보러갈지는 여기에 답이 있으니까요!


>> 가족과 함께, 뮤지컬 <빅 피쉬> <<

뭐니뭐니해도 명절은 그간 각자의 삶에 바빠 얼굴을 마주하기 힘들었던 가족들과 오랜만에 함께 따뜻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시간이죠. 이 시간에 훈훈함을 더해줄 수 있는 작품이 있다면 가족을 향한 아버지의 깊은 사랑을 담아낸 뮤지컬 <빅 피쉬>가 아닐까 싶습니다. 작품은 다니엘 월러스의 동명 소설과 한국에서도 많은 팬을 보유한 팀 버튼이 감독한 영화로도 친숙한데요, 뮤지컬은 2013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작품을 연출가 스캇 슈왈츠의 손을 통해 한국 관객을 위한 새로운 버전으로 제작했다고 합니다.

작품의 주인공은 겉보기에는 평범한 세일즈맨이지만 낭만과 에피소드로 가득찬 아빠 에드워드. 그러나 아들 윌은 아버지가 가족에게 들려주었던 거인, 마녀, 인어가 등장하는 모험담이 허풍이라고 생각해 곱지 않은 눈초리로 바라봅니다. 그러다 아버지의 병세가 위독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에드워드의 진짜 삶을 들여다보기 위한 여행을 떠나고, 미처 알지 못했던 아버지의 위대함을 깨닫게 됩니다. 가족에 대한 아버지의 사랑이라는 찡한 감동뿐 아니라, 노란 수선화가 만개하는 낭만적인 프로포즈신, 환상의 존재들을 비롯해 영화에서의 판타지가 무대 위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를 기대하는 것 또한 <빅 피쉬>의 관람포인트라고도 할 수 있겠죠.


>> 친구와 함께,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외쳐,조선!> <<

가족에 대한 애틋함이 솟아나려는 것도 잠시. 공부와 취업, 결혼… 명절을 맞아 끊임없이 쏟아지는 어른들의 잔소리에 지쳤다면 친구와 함께 흥으로 스트레스를 떨쳐보는 것은 어떨까요. 목적지는 다름 아닌 조선입니다. 과거로 떠나면 더 고리타분한 잔소리가 기다리는 것은 아니냐고요? 그렇지 않습니다.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의 배경인 조선은 시조(時調)를 국가 이념으로 삼는 상상 속의 국가거든요. 주인공 ‘단’을 비롯한 이곳의 백성들은 불평등한 세상 속에서 삶의 애환과 역경을 시조 한 가락에 담아 훌훌 털어버립니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국가에서 모든 시조를 금지한다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이 전해지고, 이들은 유쾌한 반란을 시작합니다. 

이렇듯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은 힙합 스타일의 음악에 웬만한 랩의 라임은 훌쩍 뛰어넘는 언어 유희, 그리고 전통과 현대가 조화된 의상까지, 기존 뮤지컬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시도로 기대감을 더합니다. 어때요, 작품을 관람하다 보면 잔소리에 꽉 막힌 가슴이 뻥 뚫릴 것 같지 않나요? 


>> 연인과 함께, 뮤지컬<줄리 앤 폴> <<

아직은 추운 겨울이지만, 따뜻한 봄 같은 로맨스가 필요한 관객에게는 사랑이 만들어내는 기적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 뮤지컬 <줄리 앤 폴>을 추천합니다. 작품은 대학로에서 주목받는 신예 창작자인 김유정 작가와 김드리 작곡가가 낭만의 도시 파리, 그곳의 상징과도 같은 에펠탑에 얽힌 로맨틱한 상상을 아기자기한 이야기와 음악으로 풀어냈습니다. 뮤지컬의 주인공은 실수로 자석을 삼켜 심장이 자석으로 변하는 병에 걸린 줄리, 그리고 어린시절 사고로 인해 철의 손을 가지게 된 서커스 공중 곡예사 폴. 벌써 이 두 사람의 운명적인 인연을 짐작할 수 있지 않나요? 

​<줄리 앤 폴>은 2015 CJ문화재단 스테이지업 리딩 공모 선정, 2017 공연예술 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선정, 2019 공연예술 창작산실 올해의 레퍼토리 선정까지 제작 초반부터 주목받은 작품이었는데요, 2년간의 개발 단계를 마무리하고 마침내 본공연으로 올라오게 된 만큼 높은 완성도를 갖춘 모습으로 관객을 만나지 않을까 기대하게 됩니다. 


>> 자녀와 함께, 뮤지컬<공룡타루> <<

어른들만 ‘극장 나들이’를 하라는 법은 없죠? 눈앞에서 펼쳐지는 노래와 춤은 TV나 유튜브 등 영상에 익숙해진 어린이들에게 지금까지 하지 못했던 새로운 경험을 하게 만들어줄 테니까요. 그중에서도 어린이들이 사랑하는 공룡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가족뮤지컬 <공룡 타루>는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작품은 2016년 초연한 가족뮤지컬 <공룡이 살아있다>의 프리퀄(prequel)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원시인 ‘레나’와 공룡 ‘타루’의 진한 우정을 그린 감동적인 이야기는 자녀의 손을 잡고 온 부모님의 눈시울까지 붉게 만들지도 모릅니다. 3D 모델링 작업을 통해 사실적으로 구현된 백악기 공룡들과 화려한 영상 효과는 눈을 즐겁게 만들어줄 거예요. 사실 <공룡이 살아있다>는 한국 창작 가족뮤지컬로는 처음으로 아시아 투어를 진행하며 ‘K-musical’ 열풍에 가세하기도 했는데요, <공룡 타루> 역시 중국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고 하니 이만하면 작품성은 보장되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글 ㅣ 김은아 (씨어터플러스 기자) 

* KOPIS 공식 블로그에 실린 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