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formance

[2013.11] 사인사색 낭만콘서트 @ 세종문화회관

책상 서랍 깊은 곳에서 꺼내는 70-80년대 기억 한장
송창식, 이장희, 최백호, 그리고 한영애가 들려주는<낭만 콘서트>

장편소설 <별들의 고향>과 동명의 영화로 70년대 청년문화의 지형도를 바꾼 작가 최인호가 안타깝게 세상과 작별했다. 고인의 빈소에는 눈물을 훔치던 두 사람이 있었다. 송창식과 이장희였다. 송창식은 “최인호 형이 ‘고래사냥’의 노랫말을 써주셨다. 가수 이장희와 함께 친했다. 우리는 고인의 바로 밑의 동생들이다”라며 고인을 추억했다. 송창식은 “아깝고 속상하다. 저희들에게는 대장이었는데 좋은 곳으로 가셨으면 좋겠다”라며 말끝을 흐렸다. 장례기간 내내 빈소를 지킨 이장희도 최인호가 가장 사랑하는 서울고등학교 후배이자 동생이었다. 이장희의 ‘그건 너’의 노랫말 역시 최인호가 썼고, 영화 <별들의 고향>의 삽입곡인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도 최인호가 노랫말을 쓰고 이장희가 곡을 붙여 불렀다.

영원한 ‘겨울나그네’였던 최인호가 ‘별들의 고향’으로 떠난 이 가을, 송창식과 이장희가 서울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선다. 두 사람의 싱어송라이터 계보를 이어온 후배가수 최백호와 한영애가 함께 호흡을 맞춘다. ‘내 마음 갈곳을 잃어’와 ‘낭만에 대하여’등 서정적인 노래로 ‘낭만가객’이라는 애칭이 붙은 최백호와 ‘누구 없소’와 ‘여울목’등 누구도 흉내내기 힘든 탁월한 여성보컬로 자리매김한 한영애는 송창식과 이장희가 그 음악성을 인정하는 후배로 이번 무대를 함께 하게 됐다.

이 때문에 11월 20일과 21일 저녁 7시 30분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리는 <낭만콘서트 사인사색(四人思色)-송창식, 이장희, 최백호 & 한영애>는 공연 기획단계부터 주목받아온 올가을 최고의 콘서트다. 한국 포크음악의 선구자적인 역할을 했던 이들 4명의 가수들이 함께 콘서트 무대를 꾸미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청춘의 낭만’과 ‘낡은 것에 대한 저항’을 노래했던 4명의 싱어송라이터가 모인 이번 무대는 386세대를 전후한 이 땅의 중년들에게 청년시절의 뜨거운 열정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무대가 될 것이다. 특히 이번 무대는 영원한 국민오빠 DJ인 김광한이 무대에 마련된 뮤직박스에서 공연을 진행하고, ‘시인과 촌장’의 멤버였던 한국 최고의 기타리스트 함춘호가 함께한다. 70년대 명동의 음악다방을 고스란히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로 옮겨온 셈이다.

이번 무대는 4인의 가객들만의 무대가 아니다. 여기에 전설의 DJ이자 국민오빠인 감광한과 한 번 들으면 반할 수밖에 없는 함춘호의 기타가 흥을 돋군다. 최근 CBS라디오에서 ‘김광한의 라디오스타’를 진행하면서 DJ의 전설을 재현하고 있는 김광한은 4인의 가수들을 누구보다 잘아는 동세대의 대표적인 DJ다. 그는 이번 콘서트 소식을 접하고 기꺼이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마련되는 음악다방 DJ부스에 앉기를 자청했다. 7080세대들에게는 까까머리와 단발머리 시절 라디오를 통해 듣던 그의 목소리만으로도 추억이 새록새록 돋을 것이다. ‘시인과 촌장’의 멤버였던 함춘호 역시 기타의 정석을 보여주는 대한민국 최고의 기타리스트다. 지금도 매주 5회씩 송창식과 호흡을 맞추면서 라이브클럽 무대에 서는 그는 가수들의 눈빛만 보면서 에드리브로 즉흥연주가 가능한 기타의 달인이다. 한때 대한민국 모든 가수들의 앨범에 그의 이름이 빠지면 한 수 접고 보던 시대가 있었을만큼 기타연주로 달인의 경지에 오른 그의 무대를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일이다.
깊어가는 가을밤 최고의 무대에서 최고의 가수와 연주인, DJ가 어우러져 꾸미는 이번 무대는 재미와 감동을 한꺼번에 선사할 것이다. 대중음악평론가들 역시 이번 공연에 거는 기대가 어느때보다 높다. 대중음악평론가이자 영화감독인 이무영은 “불후의 명곡을 남긴 전설들이 한 무대에 선다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다”면서 “더군다나 이들이 모두 흘러간 가수가 아닌 현재진행형의 현역들이라는 점에서 후배가수들도 눈여겨 봐야할 공연”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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